Abide with me

요즘 자주 듣는 음악이다. 성공회 성가이기도 하지만 찬송가에도 있고, 대중적으로도(특히 영국 문화에서) 많이 불리는 유명한 곡이다. 조지 5세가 이 곡을 좋아해서 FA컵에서 불려진 이후로 해마다 FA컵 결승전 시작 전에 이 노래가 불리는 재밌는 전통이 있다.

이 곡은 원래 성공회 사제이자 시인이었던 헨리 라이트(Henry Francis Lyte)가 결핵을 얻어 삶의 마지막이 다가옴을 깨닫고 임종 전에 쓴 곡인데, 그래서 그런지 보통 장례식이나 임종예배때 불리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그만큼 삶과 죽음, 그 시간과 의미에 대해 깊은 묵상함이 있다는 뜻일터.

제목과 가사는 아마 성경(킹제임스버전)에서 가져왔을 것이다. 누가복음 24:29 “때가 저물어가고 날이 이미 기울었나이다” 의 행간을 살피면 엠마오로 가는 두 제자의 그리스도, 그 분의 가르침, 임재, 동행에 대한 갈망이 느껴진다. 마찬가지로 이 노래도 인생의 매 순간 주님의 임재와 동행을 간구하는데 그 기도의 내용이 감동을 넘어 아름답고 숭고하여 번역을 남기고 묵상해본다.

Abide with me

Abide with me

Abide with me; fast falls the eventide; The darkness deepens; Lord with me abide.
When other helpers fail and comforts flee, Help of the helpless, O abide with me.
주여, 나와 함께 하소서. 저녁이 되고 어두움이 깊으니, 주여 나와 함께 하소서
아무도 도움이 되지 못하고 아무런 위로도 내게 없을 때, 불쌍한 자의 도움이신 주여, 나와 함께 하소서

Swift to its close ebbs out life’s little day; Earth’s joys grow dim; its glories pass away;
Change and decay in all around I see; O Thou who changest not, abide with me.
인생의 짧은 나날은 썰물처럼 몰려가고, 세상의 기쁨은 희미해지고, 그 영광들은 사라져갑니다
세상 모든 것은 변하고 썩지만 주님은 변치 않으시니 주여, 나와 함께 하소서

Not a brief glance I beg, a passing word; But as Thou dwell’st with Thy disciples, Lord,
Familiar, condescending, patient, free. Come not to sojourn, but abide with me.
제가 바라는 것은 잠깐의 눈길과 지나가는 말이 아니라, 당신의 제자들과 늘 함께하셨을 때처럼
친밀하시고, 겸손하시고, 인내하시고, 은혜로우신 주여, 나를 지나치지 마시고, 나와 함께 하소서

Come not in terrors, as the King of kings, But kind and good, with healing in Thy wings,
Tears for all woes, a heart for every plea. Come, Friend of sinners, thus abide with me.
만왕의 왕이신 주여, 두려워 떨게 마시고, 친절하시고 선하신 당신의 날개로 나를 감싸주소서
모든 고통을 슬퍼하시고, 모든 간구를 들으시는 주여, 죄인의 친구이신 주여, 오셔서 나와 함께 하소서

Thou on my head in early youth didst smile; And, though rebellious and perverse meanwhile,
Thou hast not left me, oft as I left Thee, On to the close, O Lord, abide with me.
내가 당신을 거역하고 반항했어도, 당신은 저에게 미소지으셨습니다
나는 종종 당신을 멀리했지만 주께선 나를 떠나지 않으셨습니다. 끝날까지 주여, 나와 함께 하소서

I need Thy presence every passing hour. What but Thy grace can foil the tempter’s power?
Who, like Thyself, my guide and stay can be? Through cloud and sunshine, Lord, abide with me.
매 순간 당신의 임재를 구합니다. 유혹을 당신의 은혜가 아니면 무엇으로 이길 수 있나이까
누가 당신같이 나의 인도자가 되리이까 흐린 날도 맑은 날도 주여, 나와 함께 하소서

I fear no foe, with Thee at hand to bless; Ills have no weight, and tears no bitterness.
Where is death’s sting? Where, grave, thy victory? I triumph still, if Thou abide with me.
당신의 은총이 함께한다면, 어떤 것도 두렵지 않습니다. 아픔도 견딜 수 있고, 슬픔도 고통스럽지 않습니다
사망아 네가 쏘는 것이 어디 있느냐, 사망아 너의 승리가 어디 있느냐. 주께서 나와 함께 하시면, 능히 죽음도 이겨냅니다.

Hold Thou Thy cross before my closing eyes; Shine through the gloom and point me to the skies.
Heaven’s morning breaks, and earth’s vain shadows flee; In life, in death, O Lord, abide with me.
눈을 감을 때까지 당신의 십자가를 붙들게 하소서. 어둠을 밝히고 하늘로 향하게 하소서
천국의 아침이 오면, 세상의 헛된 그림자들은 사라지니. 살아서도 죽어서도 주여, 나와 함께 하소서

신학을 배울수록 신학이 흔들린다. 나는 이럴 때 성가를 듣는다. 신학과 현실의 접점에서 균형감을 갖고 하느님을 바라보도록 몸부림치는 나만의 방법이다.
한 해가 또 저물어간다.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만큼 많은 번뇌와 고민의 나날들이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해동안 영광의 시간들, 고통과 눈물의 시간들 속에서도 나와 함께 하셨던 주님의 은총에 감사하지 않을 수 없다. 주여 나와 함께 하소서.